말이라는 것은 참 무섭다. 한 두 마디로 타인의 감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것, 그게 참 무섭다. 반대로 생각하면 나 또한 타인의 말에 의해서 내 감정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얼마전에 배우자랑 말다툼이 있었는데 내용 자체는 사소한 것이었지만 그것에 불이 붙은 이유는 나의 말투 때문이었다. 짜증섞인 말투에 상대방은 큰 쇠몽둥이로 맞은 것처럼 상처를 받고 기분이 나빠지는 것이다.
말이라는 것은 그냥 툭툭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들, 내 감정들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항상 나는 내 자신의 기분과 감정이 어떤지 자각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일은 쉽지 않다. 자기의 감정을 똑바로 마주하기에는 어떤 경우엔 용기가 필요하기도 한다. 부끄럽고, 창피해서 혹은 두려워서... 그 이유가 어떤 것이든 말이다.
이렇게 내 감정을 생각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것은 사유와 글 쓰기인데, 나는 그래서 글을 쓰기로 결심했고 그 글은 나의 일기가 될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공간에 나를 100% 드러내기란 어려운 일이므로 티스토리에는 중요한 이슈, 그리고 남들에게 드러내도 된다고 생각되는 이유들만 다룰 예정이다. 그걸 판단하는 기준은 온전히 나에게 있다.
매주 월요일은 항상 활기차게 시작한다. 가장 일을 열심히 하는 때이기도 하고, 한 주간의 업무를 전체적으로 정리하면서 머리가 정리되는 기분이 든다. 지난 주에 못했던 일 또는 '안' 했던 일들을 다시 돌아보면서 이번 주엔 꼭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주말에 만난 60대의 아저씨에게서 일에 대한 가치관을 들은 직후인지라 좀 더 열심히 보냈던 것 같다.
ㅡ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내가 해야할 일이 있다는 것은 기쁨이야"
출근 후 3시간을 엉덩이를 붙이고 집중해서 일을 했다. 3시간이 지나자 몸이 근질거려서 조금 걷다가 들어왔고, 그 상태로 퇴근을 했다. 집에 와서 해야할 일이 많았다. 일의 연장선.
점심은 집밥을 먹었기에 저녁밥은 사먹고 들어갈까 싶었지만, 내일 식사 약속이 있어 금전적인 부담감, 그리고 살 찌는 것에 대한 부담감 등 때문에 집으로 돌아와 저녁밥을 먹었다. 저녁을 먹고 며칠 전에 사둔 돼지바가 생각나서 먹으려고 했는데 돼지바가 없어서 순간 버럭했다. 배우자가 다 먹어치웠따...... 분노게이지가 상승해서 카톡으로 신나게 비아냥 거리려다가 그냥 웃긴 메세지로 승화해서 보냈다. 한순간의 분노가 그냥 사르륵 사라졌다. 음식에 있어서 굉장히 예민한 나는 아마 눈 앞에 상대가 있었으면 정말 성질을 부렸을 수도 있지만, 눈 앞에 없었고, 카톡... 즉, 텍스트로 감정이 바뀌는 과정에서 조금 부드러워진 모양이었다.
아... 돼지바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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