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제 넘게/감정

#56. 얼만큼 열심히 살았니?

by Anónimo 2022. 12. 30.
728x90

매년마다 장난 섞인 뉘앙스로 '내 업적'에 대해 이야기하곤 한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시작한 이래로 매년마다 큰 퍼포먼스가 하나씩은 있었다. 올해도 굳이 뽑으라면 몇 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나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ㅡ 너, 정말 열심히 살았니?

 

 

열심히는 추상적인 단어라서 통계나 수치로 표현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점수를 매긴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판단하는 사람에 따라 다 다를 것이다. 나에게서 거리가 멀면 먼 사람일수록 점수를 더 적게 줄것이고, 주변에서 내가 꼼지락 꼼지락 뭔가 하는 걸 봐왔던 사람이라면 큰 점수를 주겠지만... 정작 나와 제일 가까운 '나'는 높은 점수를 줄 수가 없다. 얼마나 회피하고, 게으름 피우고, 부정적으로 생각했는지 잘 아니까, 그런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2022년에 나에게 그닥 높은 점수를 줄 수 없을 것 같다. 물론 잘한 것도 많지만, 할 수 있는만큼 못했다는 게 나의 생각. 스페인어로 최선을 다한다라는 표현을 Darlo todo 라는 표현으로 쓰는데, 과연 나는 정말 내 모든걸 바쳐가며 해왔는지 모르겠다. 그에 대한 답엔 물음표만 올려놓으련다.

 

 

그래도 요즘 도파민과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려고 노력은 하는데, 어떤 날엔 그 유혹에 몸을 맡긴채 둥둥 떠다니기도 한다. 그렇게 저항하지 않고 받아들이면 몸은 굉장히 편하다. 반면 정신적으로는 그 이후에 몰려오는 후회감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게 문제. 

 

 

글을 쓰는 것도 나를 돌아보고, 앞으로 내가 나아갈 방향을 잘 잡고 싶어서 시작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중 아주 사소하고 자그마한 것 중 하나이지만 글을 쓰기 전에 느껴지는 부담감, 그리고 글을 쓰는 와중에 썼다 지웠다하는 나의 솔직한 마음과 고백들, 이런 것들이 가끔 나를 막아서기도 한다. 그래도 계속 쓰자. 나는 글을 쓰니까 좋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