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한 주기로 우울감이 밀려온다. 주로 혼자있거나, 해야할 일이 (많이 있지만) 하지 않을 때 이런 감정이 밀려온다. 그런 감정의 파도가 일어나면 나는 속수무책으로 휩쓸려 이리저리 표류한다. 어제 배우자와 다툰 뒤에 이런 감정이 좀 더 극대화되었고 오늘 하루 종일 혼자 있으면서 파도에 휩쓸리다못해 심해로 가라앉아버렸다. 손에 안 잡히는 일들을 일부러 해보려 했지만 몇 시간이 채 안되서 소파로 어기적 걸어가 누웠다. 정신 차리자는 의미로 해가 쨍한 오늘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한 시간 정도 걷고 오니 기분이 나아진 듯 했지만, 집에 도착하니 다시 무기력하고 우울했다.
이런 날엔 나약한 내가 너무 싫다고 속으로 외친다. 내가 너무 나약해서 자꾸만 우울감한테 지는 것 같아서, 그게 너무 싫다. 나는 왜 이렇게 성장했는지, 왜 내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는지.
소파에 누워 있다가 30분 뒤 알람을 설정하고 눈을 감았다. 잠이 들었는지 아닌지 모르겠는 그런 경계를 서성이다가 알람이 울리기 1분 전 눈을 떴다. 그리곤 1분 뒤 울리는 알람을 껐다. 그렇게 30분을 눈을 뜬 채로 누워 있었다. 몸이 서늘했지만 담요를 가지러 가기도 귀찮아 몸을 웅크린 채 생각을 했다.
이 우울감의 원인은 무엇일까? 불쑥불쑥 찾아노는 이 감정의 원인을 알 수 있다면 좋겠다. 기억력이 나쁘다보니 이런 증세가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알 수가 없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이런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도 금세 사고는 멈추고 멍해진다.
내일은 과연 어떤 기분으로 잠에서 깰지.
하루만 더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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