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 얘기
벌써 10월 6일이다.
오늘은 하늘이 흐려서인지 날이 쌀쌀하게 느껴졌다.
블라우스 하나에 청바지. 그리고 얇은 봄/가을 코트를 입으니 딱이다.
+ 피부 얘기
지금 대략 3일째 우유를 끊었고.
야식을 안 먹고 있다.
피부가 좀 좋아지는 건 기분탓인지.
유제품 섭취가 늘어난 것이 내 여드름의 원인인가 싶어서 이제 유제품도 아예 안 마시려고 한다.
생각해보니 올 여름에는 우유에 죠리퐁 말아 먹는걸로 한 끼를 때운 적이 진짜 많았다. 여름에 입맛 없을 때에는 일주일에 3회 이상 그렇게 식사를 대신했었다.
+ 성인 ADHD, 콘서타 얘기
21년도에 성인 ADHD를 진단받고, 콘서타를 먹은지 햇수로 3년차다.
콘서타를 먹기 전과 후의 삶은 개인적으로는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물론 정말 긍정적인 쪽으로! 근데 확실히 부작용같은게 있긴하다.
일단 나는 약을 먹으면 한 30분정도에서 1시간 이내에 효과가 돌기 시작한다. 약을 먹어본 사람만 알겠지만 머리가 깨어나는 기분이 든다. 컴퓨터 전원 버튼 누르면 부품에서 불빛나며 돌아가는 것처럼. 뭔가 뇌속에 회로들에 불들어 오는 느낌이랄까?
확실히 약기운이 도는 게 느껴진다. 뭔가 세일러문 변신할때 이펙트처럼 뿅뿅뿅~ 이런 느낌인데.. 말로 설명이 안된다.
암튼.. 지금까지 내가 느낀 콘서타의 효과와 부작용들은 이러하다.
1. 작업할 때 딴 생각이 잘 안 듦.
예를 들어, 일하다가도 다른 일에 홀린듯 머릿속에 이런 저런 생각이 팡팡 떠오르던게 줄었다. 그래서 한가지 일을 할때 진짜 정신팔려 하면 2-3시간 완전 꼼짝도 안하고 집중해서 작업을 하기도 한다. 근데 ADHD 아닌 사람들이 전부 이럴까? 이런 생각을 하면 뭔가 억울하기도 하다. 나 ADHD 약 안 먹고도 공부 잘 하는 똘똘이었는데(고딩 땐 전교1등도 했었다구..), 청소년 때 먹었으면...? 하면서 If 놀이를 하곤 한다.
그러면서 마음 한 켠으로는 설마 진짜 이렇게까지 다들 집중을 한다고? 약 땜에 가능한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좀 혼란스럽기까지하다. 근데 사실 '원래'의 기준은 없는거니까... 흠..
2. 하기 싫은 일이 잘 없음.
약을 안 먹었을 때, 진짜 하기 싫은 일은 엄-청 미뤄두는 편이었는데, 약 먹고 일할 때에는 뭐 미루는 일이 잘 없음. 그냥 순서대로 할 일을 정해놨다면 그 순서대로 진행함. 실행능력같은건 확실히 좋아진다고 느낌.
지금 정리하면서 위 두 가지가 가장 큰 장점으로 느껴지는 것들.
그리고 아래에는 콘서타의 부작용? 단점? 으로 칠 수 있는 것들?
1. 메스꺼움
약 먹고 2시간, 3시간 정도 지나면서부터는 식욕이 완전 바닥을 치고 조금만 먹어도 배부른 느낌, 메스꺼움이 느껴진다. 그래도 난 끼니는 거르는 편은 아니므로 시간 맞춰 챙겨먹긴 하는데, 식사량이 많이 줄어서 살이 빠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근데 내가 원래 모태마름이었으면 이게 엄청 크리티컬한 단점이었을텐데 식용 왕성, 식탐 대마왕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나한텐 단점이면서 장점이 되기도 한다. 옛날의 나.. 정말 시도때도 없이 냉장고를 여는 닝겐이었는디..
2. 약을 안 먹는 날 느끼는 정신력 저하현상
한동안은 월-금까지 약을 먹고 토-일은 휴약을 했었다. 즉, 5일 투약, 2일 휴약.
근데 약 안먹는 토요일은 거의 반죽음 상태였다. 엄청 몸이 흐느적 거리는 느낌이 들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느낌? 사실 머리가 녹아 내리는 느낌이라 신체까지 덩달아 영향을 받는 것 같았다. 생각해보면 원래 내 뇌의 기능을 약을 통해 각성시켜 끌어올리는거니까.. 뭔가 에너지를 쥐어짜는? 그럼 시스템이라 그런가? 싶기도 하다.
약을 먹지 않고 살아가는 걸 0이라고 가정하고,
약을 먹는 걸 +1 이라고 했을때,
약을 먹다가 중단을 하면, 하루 이틀 정도는 0으로 돌아가는게 아니라, -1, -2.. 이렇게 마이너스 상태가 되는 느낌.
재밌는건, 약 안 먹은 첫날은 거의 녹초모드이지만, 그 다음날은 약을 안 먹어도 그 정도로 쳐지진 않는다는 것.
그렇게 이틀 휴약하고 약을 먹으면 훨씬 더 약발이 잘 받는 기분이 들곤 했다. 더 집중이 잘되고 더 식욕이 없어지는 느낌...
이렇게 5일 투약, 2일 휴약 패턴으로 가다가 한동안은 또 일주일내내 투약을 해보기도 했다.
그런식으로 쭉 약을 먹으니 왠지 열흘정도 됐을 때에는 식욕도 덜 줄어들고 집중도 덜 되는 느낌이었다.
뭔가 10일 연속으로 먹으니 약효가 좀 덜 발현되는 느낌이었달까? 이거 내성 생기는 건 아니라고 했는데, 뭔가 그렇게 느껴졌다. 혹시 모르지 생리주기 겹치고 그래서 호르몬들이 대환장 파티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6일 먹고, 1일 휴약을 반복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주에 이례적으로 퐁당퐁당 기법으로 투약을 해봤다. 10월 1일하고 10월 3일이 쉬는 날이라...
5일 먹고 휴약할 때만큼은 아니지만 하루 이틀 약 먹다가 휴약을 해도 좀 쳐지긴 한다.
10월 1일은 하루종일 집에서 쉬었다.
그리고 10월 3일까지 상태가 메롱이 될랑말랑하는데 화딱지가 나는 것이었따!!
이렇게 시간을 허비할 순 없는데!!!
그리고 신체적인 것보단 정신적으로 기능이 다운 되는 것 같아서,
자꾸만 소리내서 '난 안 피곤해!!', '난 기운이 넘쳐!' 이런 말을 일부러 입밖으로 꺼냈고, 쇼파나 침대에 누워있고 싶은 몸을 이끌고 바깥으로 나섰다. 또 나가니까 활동이 되긴하더라. 시부렁...
뭐.. 일단은 이 정도가 나의 주된 변화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약 먹으면서 좋은 습관들도 많이 생겼다. 스케쥴 관리, 일 처리 순서를 나만의 룰에 맞춰 쓰는 거.. 특히 요즘은 노션(Notion)이라는 프로그램으로 훨씬 윤택한 삶이 된 것 같다.
모든 ADHD친구들이여, 노션을 써보아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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