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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이틀에 한 번씩 일기를 쓰자 말이라는 것은 참 무섭다. 한 두 마디로 타인의 감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것, 그게 참 무섭다. 반대로 생각하면 나 또한 타인의 말에 의해서 내 감정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얼마전에 배우자랑 말다툼이 있었는데 내용 자체는 사소한 것이었지만 그것에 불이 붙은 이유는 나의 말투 때문이었다. 짜증섞인 말투에 상대방은 큰 쇠몽둥이로 맞은 것처럼 상처를 받고 기분이 나빠지는 것이다. 말이라는 것은 그냥 툭툭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들, 내 감정들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항상 나는 내 자신의 기분과 감정이 어떤지 자각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일은 쉽지 않다. 자기의 감정을 똑바로 마주하기에는 어떤 경우엔 용기가 필요하기도 한다. 부끄럽고, 창피해.. 2022. 7. 25.
#32.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리면 떠오르는 추억이 하나 있다. 아마 내가 10살? 11살 정도, 그러니까 초등학교 저학년때였던 것 같은데 그 당시만 해도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고 엄마가 우릴 맡아서 키우시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방학 동안에는 아빠가 살던 강릉으로 가서 한 두달씩 보내곤 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큰아빠랑 아빠가 함께 캠핑장을 운영했던 걸로 기억한다.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으니 나와 동생을 포함해서 집안에 어린이들은 캠핑장 텐트 하나에 들어가 생활하고 놀곤 했다. 그러다가 하루는 비가 무척이나 많이 내렸는데, 그 날, 그 텐트 안에서 비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은 걸 보니 내가 무척 즐거웠던 것 같다. 비가 쏟아부었지만 어린이 대여섯명에게 넓디 넓은 그 텐트가 우리를 지켜주는.. 2022. 7. 22.
#31. 당신은 왜 일을 하나요? 한동안 정말 열심히 살아왔다. 새로운 교수법도 개발하고, 상품도 개발하고, 내가 이렇게 천재인가? (아주 주관적임)싶을 정도로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살았다. 그러다 몇 개월 전부터 계속 일에 열정이 식고, 일을 하며 괴로워하는 나를 마주하게 되었다. 내가 왜 괴로운가 생각해보니 그냥 끝없는 굴레 속에서 돌고 도는 내 모습에 지쳤고, 10년 뒤에도 똑같은 삶을 살고 있을 것 같은 마음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 것 같았다. 내가 원했던 궤도에 이미 올라섰고, 그 이후에 새로운 목표가 없었다. 내가 원하던 궤도에 들어와있다는 것이 거창해 보이지만, 실제로 내 꿈은 굉장히 소박했기 때문에 그렇게 대단한 일은 아니다. 어쨌든 이런걸 용어를 써서 말하자면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볼 수도 있겠다. 일에 대한 재미, 즐거움,.. 2022. 7. 18.
#29. 성인 교정 일기. 스크류(나사) 박기 7월 12일 화요일, 약 한달만에 치과에 방문했다. 이번 미션은 스크류 박기! 스크류는 나사인데, 잇몸에 박아서 치아에 장착된 교정기를 연결해 당겨주는 역할을 한다. 백문이 불여일견! 아래 구글 이미지로 확인해 보시라. 주변에서 스크류 얘기만 들어도 몸서리 치는 교정인들이 많았던지라 이 쫄보는.. 치과에 가기도 전에 잇몸이 괜시리 아픈 것만 같았다. 조금 쫀 상태에서 치과에 도착. 저승 명부 출석부 불리듯 내 이름이 불리었을 때 ㅡ 아, 오기 전에 맛있는 거나 잔뜩 먹고 올 걸... 하는 후회와 함께 터덜터덜 자리에 앉았다. 그날은 윗 잇몸에 2개만 먼저 박기로 했다. 스케일링 하고, 어금니 쪽에 하나 떨어져있던 교정기를 장착한 뒤 잇몸에 마취를 했다. 마취가 될 때까지 혼자 치과 의자에 앉아서 잠깐 졸.. 2022. 7. 14.
#28. 책 '구독, 자유를 팝니다' 구독이 선사하는 달콤함 구독, 자유를 팝니다. 이 책은 최근 몇 년사이 우리 삶 속에 깊히 자리한 구독이라는 시스템에 대해 다룬다. 매일 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받아보는 레터링, 넷플릭스와 같은 OTT서비스, 이 뿐만 아니라 유튜브에서도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을 '구독'하고 그 사람의 영상을 받아본다. 과거라고 없었을까? 어릴 때를 생각해보면 우리집엔 대문엔 파란색 보냉가방이 걸려있었고, 매일이었는지 이틀에 한 번이었는지 우유를 받아먹었던 기억이 난다. 또 흔한 예로는 가정에 받아보던 신문배달... (우리집은 아니었지만) 이런 것들도 모두 구독시스템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즘은 구독의 개념이 더 확장되어 이런 것들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품목, 더 다양한 물건들에 적용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 2022.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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